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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역사이야기

[연재]오스트리아 제국 인물 열전- '라인(Rhine)의 수호신' 카를 대공[유년기-3편] <애마 라이바흐(Leibach)를 얻다>

by Dr. Seoul 2023. 3. 12.

 

<2편 내용 요약> 시기: 1779년 11월 5일~1780년 2월 24일

원래의 토스카나에 살던 대가족과 헤어져서, 제국수도 빈의 락센부르크 대저택에서 고모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정성스러운 양육을 받으며, 카를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 갑니다.

1) 뛰어난 예술가인 고모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존중을 받아, 카를 역시 올바른 자신감을 점차 갖게 되었습니다.

2) 음악 선생님 메르펠트 부인에게 피아노를 교육받으면서, 바른 자세와 음악의 리듬감을 배우고, 그 두가지 요소는 차츰 카를에게 점차 체화됩니다.

3) 마부와 말 관리인들에게 '말에 대한 지식'을 배움으로서, 말이 실상은 온순한 초식동물로서 위협을 느끼지만 않으면 공격적이지 않다는 등의 승마를 위해 필수적인 정보를 익히고, 카를말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도 상당히 감소합니다.

글 읽기 전 필독사항: 이번 글도 본의 아니게 너무 길어졌습니다. 읽다가 재미가 없거나, 읽을 시간이 없으시다면, 맨 마지막 오늘 글내용 요약을 확인하시고, 다음편 예고를 확인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편부터는 정치적인 주제가 시작됩니다. 다음편 제목은 <마리아 테레지아의 서거, 이로 인해 불거진 황족 남매간의 갈등>입니다.

<3편: 카를 대공, 애마 라이바흐를 얻다>

#1. 1780년 2월 25일,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생각

"아직 좀 쌀쌀하기는 해도, 해가 많이 길어졌어. 야외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질 거야. 슬슬 카를과 말이 서로 교감을 나눌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때가 온 거야."

"메르펠트 부인에게 카를에 대해 물어보니, 딴 건 몰라도 엉덩이는 의자에 딱 붙이고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하더라고. 일단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어."

"그리고 마침, 이 저택에 있는 3살짜리 회색말이 마침 주인(기승자)이 없는 상태야. 건강 상태도 좋고, 잘 달리기도 해서, 카를에게 딱 좋을 것 같아. 그 말의 이름은 라이바흐(Leibach). 말 이름의 유래는 우리 오스트리아 본토 내에 한 구역인 크라인 공국의 수도 Leibach에서 왔지."

♤보충설명

①크라인 공국: 현재 슬로베니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입니다.

②라이바흐(Leibach):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Ljubljana)의 독일어 발음입니다. 'Lovely Land'라는 의미랍니다.

 

왼쪽 지도에서 보라색 경계선 안쪽이 "오스트리아 본토"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붉은색 색칠된 땅이 위에서 언급된 '크라인 공국'이고요. 그러니까, '크라인 공국'은 오스트리아 본토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지요. 특이한 점은, 당시 크라인 공국의 인구 대부분이 남슬라브계의 일파인 '슬로베니아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가 슬라브족이 사는 이 크라인 공국을 본토로 편입시킨 이유는 바로 크라인 공국 내부에 '이드리야 수은광산'이라는 엄청난 캐시카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8세기에 수은은 엄청난 가치를 보유한 필수재였습니다. 일단, 금·은 등의 귀금속을 채취하는 데, 수은이 꼭 필요했고요(수은-아말감법 등), 당시 온도계, 기압계를 만들 때도 수은이 꼭 필요했습니다. 이와 같이 오스트리아 제국에 막대한 부(wealth)를 가져다 주는 수은 광산이 위치한 크라인 공국은 오스트리아 입장에서 '귀여운 내 새끼'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거주 민족이 다른데도 아예 본토로 편입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오스트리아가 애지중지하는 크라인 공국의 수도가 라이바흐(Leibach, 현재의 류블랴나, 하늘색 점으로 표기된 부위)입니다. 오른쪽이 현재의 류블랴나 전경입니다. "Lovely Land"라는 의미가 정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도시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2. 1780년 2월 25일, 마리아 크리스티나와 음악교사 메르펠트 부인의 대화

장소:락센부르크 저택의 응접실

메르펠트 부인: 저를 찾으셨습니까? 여대공 전하.

M.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의 상황과 관련해서, 메르펠트 부인에게 몇 가지 좀 물어보려고 불렀어요. 카를 조카님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메르펠트 부인: 별로 어렵지는 않습니다. 카를 대공께서 워낙 순하셔서 지도하기는 사실 편한 편이죠. 제가 지도하는 대로 따라오려고 노력을 정말 많이 하세요. 모든 게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요.

M.크리스티나: 피아노 천재 만드려고, 카를 조카님의 피아노 지도를 맡긴게 아니죠. 제 의도는 메르펠트 부인이 카를에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 적합한 올바른 자세를 알려주고, 자세를 교정해 주는 것이라는 것, 메르펠트 부인도 알고 있지요?

메르펠트 부인: 여대공 전하의 마음은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신조 역시 '바른 자세가 잡히지 않으면 올바로 된 음악이 되지 않는다.' 이니, 카를 대공 전하의 자세에는 늘 신경쓰고 있습니다.

M.크리스티나: 카를의 자세에 대해선,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 것까지는 잘 되는 편이라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어떤가요?

메르펠트 부인: 네, 말씀하신 대로 엉덩이를 붙이고 안정적으로 앉는 자세까지는 상당히 잘 잡혀 있습니다. 100%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제가 기대하는 수준의 75%까지는 자세 교정이 된 것 같습니다. 헌데, 연주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많이 속상해 하셔서, 그걸 보는 제가 마음이 좀 안타깝습니다.

M.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이 속상해 할 때 메르펠트 부인께서는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메르펠트 부인: 전 단호하게 이야기 합니다. '지금 당장에 피아노를 잘 치고, 잘 못 치고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세를 똑바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올바른 자세가 잡히면, 아름다운 연주는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세를 올바로 잡으셔야 해요!'라고 대공께 말씀드립니다.

M.크리스티나: 잘 하고 있군요, 메르펠트 부인. 가르칠 때는 엄격함과 단호함도 분명히 필요하지요. 내가 기대했던 대로 잘 하고 있습니다. 다른 건 굳이 묻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카를 조카님을 지도해 주실 수 있겠죠?

메르펠트 부인: 물론입니다! 요즘, 제자가 없어서 사실 심심했는데, 대공 전하라는 고귀하신 분을 지도하는 영광, 언제 또 누려보겠습니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원칙대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M.크리스티나: 네, 앞으로도 부탁드리지요. 메르펠트 부인, 이제 이 방을 나가서, 다른 일 보셔도 됩니다.

메르펠트 부인: 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메르펠트 부인이 응접실을 나간 뒤)

M.크리스티나의 생각

"내가 카를을 봐도 자세가 많이 좋아졌어. 당장 말을 타기는 좀 무리지만, 2~3개월 정도면 말을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수준으로 개선될거야. 그리고, 요즘 카를을 보면, 긴장을 많이 하지 않아서, 승마하기엔 꽤 유리한 조건이 점점 만들어져 가는 것 같아."

"이제는 카를의 애마가 될 '라이바흐'에 대해 알아볼 차례네. 그럼 말 사육 담당인 게르하르트를 불러야겠군."

백마는 일종의 돌연변이로, 원래 회색말이었는데 나이가 변해가면서 색이 흰색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말 보는 눈이 잘 없어서요. "two-year-old grey horse" 구글링해서 가장 예뻐보이는 말로 골라 보았습니다. 제가 카를 대공의 애마로 설정한 '라이바흐'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라고 상상하면서 글을 써 나가고 있어요.

#3. 1780년 2월 25일, 마리아 크리스티나와 말 사육 담당 게르하르트와의 대화

게르하르트: 여대공 전하, 저를 찾으셨습니까?

M.크리스티나: 이제 봄이 다가오고 있소. 우리 저택 내부의 말들은 다들 건강하오?

게르하르트: 다행히도, 건강에 문제가 있는 말은 없습니다.

M.크리스티나: 다행이에요. 3살짜리 회색말 라이바흐의 소식은 어떻소?

게르하르트: 정말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찹니다. 그리고, 분위기 파악도 잘 합니다.

M.크리스티나: 분위기 파악을 잘 한다는 말은 어떤 의미지요?

게르하르트: "뛰어 놀아도 되는 상황"과 "조용히 있어야 하는 상황"을 알아서 파악을 한다는 점이에요. 이렇게 어린 말이 제 입장에서 편하게 행동해주니, 저는 정말 흐뭇할 따름입니다.

M.크리스티나: 에너지 넘치고, 잘 뛰어 다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눈치 빠르고, 머리까지 좋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군요. 마침, 카를 조카님이 승마에 적합한 자세를 갖추어 가고 있고, 겨울 동안 말에 대한 지식도 상당히 익혔소. 라이바흐를 카를 조카님의 애마로 삼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게르하르트의 생각은 어떠하오?

게르하르트: 좋은 생각이십니다. 다만, 머리가 좋은 말은 '상대가 만만해 보이면' 게으름 피우고, 고집부리는 다루기 힘든 말로 변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급하게 카를 대공 전하께 말을 태우려고 서두르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M.크리스티나: 마침 카를 조카님(9세)에게 기초 기마술을 가르칠 시간은 충분하오. 3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가르친다고 하면 8달의 시간이 있소. 그리고 어린이는 학습 속도가 기본적으로 빠르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나와 기마술을 지도하는 사람들이 조바심만 가지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라이바흐를 카를 조카님의 애마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오.

게르하르트: 8달이면, 정말 천천히 가르쳐도 되겠군요. "①라이바흐와 친해지기→②라이바흐를 leading하며 데리고 다니기→③라이바흐에 올바로 타는 자세 익히기+평보로 다니기→④'속보+구보' 익히기" 이 4단계까지 하면, 카를 대공께서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무리가 없으니 여대공 전하의 구상대로 일이 흘러가겠군요.

M.크리스티나: 게르하르트, 내 의도를 잘 이해하셨소. 카를 조카님에게 승마를 가르칠 조교로는, 내 생각엔 쾌활하고 말을 사랑하는 28세의 라이너(Rainer)가 적합할 듯 한데, 게르하르트(32세)의 의견은 어떻소?

게르하르트: 라이너 그 친구, 원래 조교가 자기 일인데, 승마술을 가르칠 사람이 없어 말 관리에 투입되어서 약간은 툴툴되고 있었습니다. 라이너에게 카를 대공 전하의 승마술 교육을 맡아달라고 하면, 라이너는 '오랫만에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게 돼서 잘 됐다.' 하면서 승마 조교 일을 열심히 할 겁니다.

※이렇게 해서, 1780년 카를 대공승마 교육을 맡을 조교라이너로 결정되었습니다. 카를 대공승마 교육과 지난 해 겨울부터 받고 있던 피아노 교육을 병행해서 받게 되었지요. 또한 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에게 기초 지리학/자연과학/역사학 등을 배우게 되었고,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은 승마 교육에 대해서 카를의 학업보조도 맡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카를 대공승마 조교 라이너에게 기초 승마 교육을 받는 스토리를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1. 라이바흐와 친해지기

1) 말에게 다가서는 올바른 자세부터 익히기

승마 조교 라이너카를 대공(9세)에게 말했습니다.

"말과 친해지려면, 우선 '말에게 어떤 자세로 다가서야 하는가?'부터 익혀야 합니다. 말에게 취할 수 있는 자세는 (1)긍정 자세 (2)지배 자세 (3)유도 자세 (4)수동 자세, 이렇게 4가지가 있습니다. 자세는 한 번에 한 가지씩 확실하게 익혀보겠습니다. 먼저 (1)긍정 자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16p, 페리 우드 외 1명 저, 김은지 역, 김수현 감수, 2018, 출판:보누스

(1)긍정 자세

①자세와 태도: 허리를 곧게 펴고 편안하고 당당한 자세

②시선: 정면, 즉 말을 향해 바라본다.

③표정: 부드럽고 온화하게 웃는다.

④말에게 전하는 메시지: "난 '이랬다저랬다' 하지않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를 믿고 안심하거라."

⑤이 자세의 기능: 말과 의사소통하기 좋은 자세

◇긍정 자세에 대해 알려주는 라이너 조교(1780년 3월 2일 오전 8시 30분 경)

라이너: 이 자세의 핵심은 "당당한 태도로 편안하게 웃는다."입니다. 너무 허리를 곧게 세우려다 보면 몸이 경직되는데, 이렇게 되면 말에게 '긴장된 모습,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요. 대공 전하, 자세연습 시작할게요. 먼저 "스마일"

카를: (약간 어색하게) 웃어본다.

라이너: 카를 전하, 조금만 힘을 빼 주시겠어요?

카를: (아까보단 더 자연스럽게) 미소짓는다.

라이너: 네, 좋습니다. 웃는 표정도 사실 연습이 필요해요. 그리고, '라이바흐'를 보고 싶은 싶은 생각에 조금 설레서 카를 전하께서 좀 긴장하신 것 같네요. 시간이 좀 지나면 점점 자연스러운 웃는 표정이 나올 거에요.

카를: '허리를 펴고 당당하게' 자세를 잡아야겠죠. (허리를 펴면서) 라이너 조교님, 제 자세 어떤가요?

라이너: 전하의 허리와 등, 그리고 어깨를 살짝 만져봐도 될까요?

카를: 네, 긴장한 정도를 알아보려면 당연히 만져 보셔야죠. 만져 보세요.

라이너: (살짝 웃으며) 전하의 몸이 전반적으로 조금 긴장되고 굳어 있어요. 하지만, 처음 자세를 잡으신 거란 걸 생각하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에요. 자, 4가지 자세의 첫번째 (1)긍정자세, 어떻게 하는 지 아시겠나요?

카를: 네, 조교님이 쉽게 설명해 주셔서 어떤 자세인지 알겠어요. 나, 수업 끝나고, 내 방에 들어가서도 연습해 볼거에요.

라이너: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하신데요? 그럼 지도하는 저도 더 신이 납니다. 일단 여기서 잠시 쉬지요. 자세 잡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전하.

카를: 몇 분쯤 쉴까요?

라이너: 15분쯤 쉬면서, 주변 풍경도 좀 보는게 어떨까요? 쉬다가 추우시면, 안쪽에 마련되어 있는 모닥불을 잠시 쬐셔도 됩니다. 다음은 두 번째 자세인 (2)지배 자세입니다.

 

(2)지배 자세(오른쪽)를 소개해 드릴 차례에서, 아까 언급한 (1)긍정 자세(왼쪽)와 비교해서 설명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두 그림을 같이 준비했습니다. (2)지배 자세는 (1)긍정 자세에 비해 다리를 어깨를 크게 벌리면서 어깨를 앞으로 내미고 있고, 다리도 좀 더 옆으로 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의도는 말에게 기승자의 몸집을 더 커보이게 하기 위함이지요.(그림출처: 승마기술 교과서 1권 16p)

(2)지배 자세

①자세와 태도: 어깨를 곧게 펴고 몸집을 크게 부풀린 상태

②시선: 정면, 즉 말을 향해 바라본다.

③표정: 살짝(너무 강하지 않게) 단호한 표정을 짓는다.

④말에게 전하는 메시지: "내가 주인이니 내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마."

⑤이 자세의 기능: 말이 지나치게 접근할 때 뒤로 물러나게 한다.

◇지배 자세에 대해 알려주는 라이너 조교(1780년 3월 2일 오전 9시 10분 경)

라이너: 일단 아까 가르쳐 드린 (1)긍정 자세 잡아보세요.

카를: (긍정 자세를 잡으며), 여기서 어떻게 자세를 바꾸면 되는 것이죠?

라이너: 양 어깨를 넓게 벌리고, 어깨를 곧게 펴세요. 몸집을 크게 부풀리는게 이 자세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에요!

카를: 이렇게 말 앞에서 몸집을 부풀리는 (2)지배 자세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나요?

라이너: 말과 관계유지의 핵심은 "친하게 지내되 일정 거리는 유지해야 한다."인 것, 겨울에 귄터와 게르하르트에게 들어서 알고 계시지요?

카를: 네, 알고 있어요. 말이 너무 가까이 붙고, 장난치는 것을 놔두면 말이 사람을 만만히 보게되어, 말을 통제할 수도, 제대로 말을 탈 수도 없게 된다고 들었어요.

라이너: 바로 이 (2)지배 자세는 말이 너무 가까이 말머리를 들이댈 때 '지나친 접근을 막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랍니다.

카를: 그러니까, 말을 상대할 때는 평소에는 (1)긍정 자세로 친근하게 신뢰를 주면서 말을 안심하게 하다가, 말이 갑자기 머리를 들이대면, (2)지배 자세로 전환해서 "내 영역을 침범하면 안돼"라는 메시지를 단호하게 주어야 하는 것이군요.

라이너: 대공 전하, 완벽하게 이해하셨습니다. 그러니까, (2)지배 자세에서는 다른 자세와는 달리 표정도 '살짝' 단호하게 지어야 하는 것이에요. 단, 지나치게 단호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표정이 약간만 달라져도 금방 눈치챕니다.

카를: 그럼, '(2)지배 자세' 연습해 볼게요. 어깨를 곧게 펴고, 어깨를 크게 벌려서 몸집을 크게 하고, 다리도 약간 더 벌리고, 표정은 살짝 단호하게. (2)지배 자세 취해봤는데, 어떤가요? 라이너 조교님.

라이너: 조오금 어색합니다. (2)지배 자세에 대한 이해는 잘 하셨는데, 약간 자세가 불안정하고요, 그리고 표정이 말 입장에서 살짝 무서울 것 같아요. 그것보다 덜 단호해도 말은 충분히 알아들어요. 그 자세에서 긴장 약간 풀어서 몸을 조금 편하게 하고, 표정도 살짝 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카를:(라이너의 지시대로 표정과 자세를 바꾸려 해 본다.) 조교님 지시대로 자세를 바꿔봤는데, 어떤가요?

라이너: 처음 해 보신 것 치고 이 정도면, 합격점 드리겠습니다. 단, 꾸준한 연습은 필요하니까, 수업 끝나고도 시간 있을 때 연습 계속해 주세요. 그리고 다시 15분 휴식!

카를: 이제 2가지 자세가 남아 있군요. 다음 세 번째 자세는 어떤 자세이지요?

라이너: 다음은 (3)유도 자세인데요, (3),(4)의 자세는 짝다리를 짚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배운 (1),(2)의 자세하고 좀 다르답니다. 자세한 내용은 수업 때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앞에서 소개한 두 자세와 다르게 짝다리를 짚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에게 '이리 온'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보면 쉬울 것 같네요.(그림출처: 승마기술 교과서 1권 16p)

(3)유도 자세

①자세와 태도: 환영하는 듯한 태도(단, 말과의 거리는 유지). 편안한 자세. 짝다리

②시선: 말에게 편안하지만, 자신 있는 시선을 건낸다

③표정: 가볍게 웃는다. 이로써 말에게 기승자에게 오고 싶은 마음을 유도한다.

④말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리 오렴. 나와 같이 있자. 난 여유롭고 느긋한 사람이야. 그러니 너가 나와 함께 있으면 편안할거야."

⑤이 자세의 기능: 거리가 약간 떨어져 있는 말을 기승자 쪽으로 오게 만든다.

◇유도 자세에 대해 알려주는 라이너 조교(1780년 3월 2일 오전 9시 50분 경)

라이너: 이번 자세는 앞의 두 자세하고 좀 성격이 다릅니다. '카를 전하의 몸과 마음을 최대한 편하게 해야'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옵니다.

카를: 아까 말씀하신대로 짝다리를 짚고요, 가볍게, 부드럽게 웃고요. 그리고 여기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이너: 몸을 약간 기울이는게 말 입장에서는 더 호감이에요. 단, 이 과정에서 카를 전하의 자세가 불편해져서는 안되고요, 전하의 자세가 불편해지면 여유로운 미소가 다 망가지니까요.

카를: 그럼 약간 기울여 볼게요. (너무 기울여서 뒤뚱거리다) 이건 안되겠고, 약 5° 정도 기울이는게 맞겠어요. (몸을 약간 기울이며, 짝다리 짚고, 가볍게 웃는 자세를 잡으며) 어떤가요?

라이너: 네, 그만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리온' 하고 유도하는 신호를 말에게 보내야겠죠. 신호는 보통 로프를 잡지 않은 왼손으로 보내면 됩니다. 왼손을 가만히 펴서, 살짝만 흔들어주면 좋겠지요.

카를: 그럼 이 자세에서 왼손을 펴서 살짝만 흔들어 볼게요. 어떤가요?

라이너: 대공 전하! 벌써 자세 많이 느셨습니다. 저도 놀랍네요. 다만, 이 자세는 '라이바흐'하고 어느 정도 친해진 다음에 써야 하는 자세에요. 라이바흐와 친해지기 전에는 유도할 수도 없으니 소용없는 자세지요. 수업 받으시느라 노고가 크셨습니다. 대공 전하, 다시 15분 휴식! 다음 수업은 마지막 자세 (4)수동 자세입니다. 그리고 이 자세는 오전 수업의 마지막이기도 합니다.

(4)수동 자세를 나타낸 그림과 설명입니다. 사용 범위가 넓고 유용한 자세입니다. 이 자세의 (3)유도 자세와의 공통점은 '짝다리 짚기'이고, (1)긍정 자세와의 공통점은 '말을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위의 자세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특히, 말이 흥분하거나 집중하지 못할 때 기승자가 기본적으로 취할 것이 권장되는 자세가 이 (4)수동 자세입니다.

(4)수동 자세

①자세: 짝다리(다리 한쪽을 짚고 선 상태에서 몸을 살짝 틀기), 몸에 힘을 뺀다.

②시선: 가볍게 아래를 내려다본다.

③표정 및 태도: 온화하게 웃고 적당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④말에게 전하는 메시지: 여러 가지 메시지가 있어요.

i)"No Problem"

ii) "진정해, 아주 잘했어."

iii) "난 괜찮아, 걱정할 것 없어."

iv) "시간은 많으니까 계속 기다릴 거야"

⑤이 자세의 기능: 주로 말이 흥분하거나 진정하지 못할 때 많이 취하는 자세입니다. 말을 편안하게 지켜보며, 말을 진정시킬 방법을 이 (4)수동 자세를 취하며 생각해 보게 되지요.

◇수동 자세에 대해 알려주는 라이너 조교(1780년 3월 2일 오전 10시 30분 경)

라이너: 이 자세의 이름이 중요합니다. 수동(passive)이라는 것. 이건 말에게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sign을 말에게 전달하는 자세입니다.

카를: 그래서 몸에 힘을 빼야 하는 자세군요. 시선조차 말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치게 하면 안되겠고요.

라이너: 그렇습니다. 말이 긴장하거나 흥분해 있을 때 이 자세를 취하게되므로 말과 눈싸움하게 되면 말이 더 흥분해서 날뛸 수가 있지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말의 눈을 정면으로 보는 건 좋지 않아요.

카를: 그렇다고 시선을 너무 내리깔면, 말에게 기승자가 풀 죽은 자세를 대놓고 보이는 셈이니 말이 이쪽도 안심할 수 없어, 진정이 되지 않겠네요.

라이너: 그렇지요. 이 자세의 핵심은 '시선처리'입니다. 시선을 '약간만' 아래로 향하는 것. 이게 잘 된 상태에서 짝다리 짚고 몸에 힘을 빼면, (4)수동 자세는 대략 완성되는 겁니다.

카를: 그럼 마지막 네 번째 자세, 수동 자세 취해볼게요. '오른다리를 짚고 몸을 살짝 틀어서 짝다리를 짚고, 몸에 힘을 빼고, 시선은 약간 아래로, 표정은 가볍게 웃기' (4)수동 자세 취해봤어요. 조교님, 어떤가요?

라이너: 대공 전하, 이제 자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감을 잡으신 것 같습니다! 물론, 보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기본 개념을 정말 잘 잡으셨습니다. 분명, 좋은 자세 잡는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단, 오늘 오후에는 오늘 익히신 4가지 자세를 노트에 정리하시고, 4가지 자세를 연습하시면 되겠습니다. 기본 자세는 중요하니까 3월 9일까지는 위의 4가지 자세만 연습하겠습니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오전 8시 반에 나오셔서 수업 받으시면 됩니다.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대공 전하!

카를: 네, 열심히 수업 내용 정리하고, 자세 연습 할게요. 그리고 승마 수업 꾸준히 받을게요. 감사합니다. 라이너 조교님!

 

아래의 표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위에서 썼던 (1)긍정자세, (2)지배자세의 그림을 여러분께 보여드립니다.(그림출처: 승마기술 교과서 1권 16p)

※그래서 카를 대공은 오후에 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말에게 취하는 기본 4가지 자세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표로 정리했습니다.

자세
(1)긍정 자세
(2)지배 자세
(3)유도 자세
(4)수동 자세
다리 모양
발끝을 정면으로
약간 다리를 벌린다.
발끝을 정면으로
다리를 많이 벌린다.
편안하게 짝다리
편안하게 짝다리
오른 발을 짚고 선 상태에서 몸을 살짝 튼다
전반적인 자세
허리를 곧게 펴고
편안하고 당당하게
선 상태
어깨를 곧게 펴고
몸집을 크게
부풀린 상태
(말과 거리 두고)
환영하는 듯한 태도
편안하지만
자신있게 유지
몸을 편안하게 한다
적당한 자신감 유지
시선
정면(말 방향으로)
정면(말 방향으로)
편안하지만
자시있게 유지
가볍게
아래를 내다보기
표정
부드럽고 온화하게
Smile
살짝 단호한 표정
가볍게 Smile
온화한 표정 유지
말에게 전하는 메시지
"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를 믿고 안심하거라."
"내가 주인이니 내 공간을 함부로 침범하지 마."
"이리 오렴. 나와 같이 있자. 난 여유롭고 느긋한 사람이야. 그러니 너가 나와 함께 있으면 편안할거야."
i)"No Problem"
ii) "진정해, 아주 잘했어."
iii) "난 괜찮아, 걱정할 것 없어."
iv) "시간은 많으니까 계속 기다릴 거야"
각 자세가 적용되는
상황
평상시
말이 기승자 쪽으로
말머리를 너무 가깝게 들이댈 때
(말과 친해진 다음)
말을 기승자 쪽으로 스스로 움직이게 할 때
말이 긴장하거나
흥분하거나
예민해져 있을 때
각 자세의 기능
말과의 의사소통에
유리한 자세
말의 지나친 접근을
막는다.
말이 기승자 쪽으로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
예민해지거나, 흥분한 말을 진정시킬 때 취하는 기본 자세
 

위의 표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3)유도 자세와 (4)수동 자세의 그림을 다시 한 번 여러분께 보여드립니다.(그림출처: 승마기술 교과서 1권 16p)

※이와 같은 유능한 승마 조교 라이너와 그 제자 카를 대공의 노력 덕분에 3월 10일경의 카를 대공은 '말을 대하는 기본 4가지 자세'를 말을 상대했을 때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익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말에 다가가기+말을 기분좋게 하는 방법

(1)말에 다가가기 전 주의사항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말을 대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말의 '뒷발차기'입니다. 아무리 숙련된 기승자라도 정신줄 놓으면 말의 '뒷발차기' 맞고 십중팔구는 세상을 떠나고, 살아남더라도 큰 후유증을 갖고 살아가는 것, 저도 가끔 봐 왔습니다. 그래서 말에 다가서기 전에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은 '①말의 시야는 인간의 시야와 다르다. ②그러므로 말의 뒤편으로 다가서는 것은 절대 안 된다.' 두 가지를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말의 시야 및 말에게 접근해야 하는 방향

 

왼쪽 그림에서 붉은색 사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 말의 사각지대입니다. 즉, 말은 자기 얼굴 바로 앞도 잘 보지 못하고(고양이와 비슷하네요.),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몸체 뒤쪽은 아예 못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붉은색 사선으로 되어 있는 빗금친 곳으로 접근하면 겁먹은 말이 '무서워서' 뒷발로 사람을 가격할 수 있는 위험이 매우 크다는 것, 승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주의하셔야 할 점입니다. 그래서 오른쪽 그림에서는 말에게 접근할 때 절대 말 뒤에서 다가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말에게 다가설 때는 말 앞쪽에서 사선으로 다가서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출처: 승마기술 교과서 1권 62~63p)

◇말의 시야와 말에게 다가서야 하는 방향에 대해 알려주는 라이너 조교(1780년 3월 10일)

라이너: 위의 왼쪽 그림을 봐 주십시오. 빨강 빗금으로 된 영역이 말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입니다.

카를: 말은 측면 시야가 엄청 넓네요. 반면에, 뒤쪽은 아예 못 보는 군요.

라이너: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절.대.로. 가면 안되는 곳이 말 몸체의 뒤쪽입니다.

카를: 사람이 말의 뒤쪽에서 다가갈 때 말 입장에서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접근한다.'고 엄청 겁먹을 수 있겠어요. 보이지는 않는데, 뭔가 사람이 일으킨 바람때문에 피부로 느끼긴 하니깐 정말 무서울 것 같아요.

라이너: 네, 카를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말이 그렇게 느낄 겁니다. 그렇게 겁먹은 말은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게 되지요.

카를: 그래서 말 뒤로 접근했다가 그렇게 강력하다는 말의 뒷발차기를 정통으로 맞을 수 있다는 건가요? 정말 무섭네요.

라이너: 너무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반대로 뒤집어 말하면, 말에게 접근할 때는 뒤에서 접근하기 않기만 하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것이니까요.

카를: 그럼 말에게 접근할 때는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나요.

라이너: 아무래도 말의 시야에 잘 보이는 말머리가 있는 말의 앞쪽에서 사선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카를: 알겠습니다. 말에게 접근할 때는, 절대 말 뒤에서 접근하지 않고, 말머리가 있는 곳에서 사선으로 천천히 다가가겠습니다. 내일부터의 수업내용은 어떻게 되지요?

라이너: 이제부터 말을 기분좋게 하는 방법들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러한 방법까지 아시게 된다면, 드디어 '라이바흐'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거에요. 기대되시죠?

카를: 알겠습니다. 조교님 수업을 통해 라이바흐와 친해지는데 꼭 필요한 방법을 확실히 배워놓겠어요. 드디어 라이바흐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라이너: 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고요, 다시 말을 대하는 기본자세 4가지 연습과, 오늘 수업에 나온 2가지 주의사항 다시 복습해 주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전하,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카를: 조교님 감사합니다. 내일 만나요!

(2)말을 기분좋게 하는 방법(1780년 3월 12일 수업내용)

▣말 쓰다듬기

말의 민감한 부위를 표시해 놓은 그림입니다. 말을 쓰다듬을 때는 이 중 말의 갈기부분(목덜미 뒤쪽)부터 쓰다듬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34p)

승마 조교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말이 민감해 하는 부위는 위 그림과 같이 '①코+입 ②눈과 그 주변 ③귀 ④목덜미 뒤쪽(갈기 있음) ⑤안장 부위 ⑥옆구리'입니다. ①의 코+입은 평소 굴레가 씌워져 있는 부위고, ②,③은 말의 감각기관, ⑤와⑥은 기승자가 말을 탔을 때 말에게 명령을 보내는 부위입니다(⑤안장: 기승자의 엉덩이가 붙음, ⑥옆구리: 기승자가 발로 말에게 명령을 보냄). 그렇다면 대공 전하, 스스로가 말이라고 생각해 보시지요. 스스로가 말이라면, 사람이 ①~⑥중 어디를 만져 주었을 때 기분이 좋겠습니까?

카를이 답했습니다.

"내가 말이라면, ①,⑤,⑥은 평소에 속박되어 있는 부위라 만져주면 짜증이 날 것 같고요. ②,③은 사람이 잘못 만지면 상처가 날 수도 있는 부위라 싫을 것 같아요. 그럼 남는 건 ④번 갈기가 있는 목덜미뿐이군요!"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정답입니다. 대공 전하, 라이바흐를 만나면, 가까이 왔을 때 목덜미부터 쓰다듬으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쓰다듬는 순서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지요."

말을 쓰다듬는 부위와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석은 이 그림에 나온 기승자가 하는 것처럼 갈기가 있는 목덜미부터 시작해서 '목→어깨→척추→엉덩이→뒷다리→뒷다리 무릎 관절' 순서로 부드럽게 만져 주는 것이 말을 쓰다듬는 정석이라고 합니다.(그림 및 내용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28~29p) 이 그림에 나온 나머지 부위는 말의 성향에 따라 케바케라고 합니다.

조교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아까 대공께서 말씀하셨듯이, 말을 쓰다듬을 때는 갈기가 있는 목덜미부터 부드럽게 만져주기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고 '①목→②어깨→③척추→④엉덩이→⑤뒷다리→⑥뒷다리 무릎 관절' 순서로 만져 주시면, 말이 기분좋아 할 것입니다."

카를이 약간은 걱정이 되어서 묻습니다.

"안전장치는 해 놓고 라이바흐를 만나게 되겠지요?"

라이너가 대답합니다.

"물론입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말굴레는 씌우고 있고 로프도 연결된 상태에서 대공 전하께서 라이바흐를 쓰다듬게 되실 것입니다. 안전하게 라이바흐를 만질 수 있으니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를이 응답했습니다.

"이렇게 말을 쓰다듬을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아요. 토스카나에서는 말만 보면 기겁해서 도망치기 바빴는데요."

라이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 때는 말이 온순한 것은 모르고 덩치가 큰 것만 보였으니, 말에 대한 무서움을 보인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저희 주인이신 여대공 전하와 게르하르트, 귄터, 그리고 제게 말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으셨지 않습니까? 이제 어때요? 말이 그저 무서운 존재인가요?"

카를이 대답했습니다.

"아뇨. 이제 저는 말이 별로 안 무서워요. 오히려 3살짜리 어린 말, 라이바흐를 만날 일만 기대하고 있어요."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정말, 제가 수업을 맡은지 채 2주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빠르게 쫓아오시는 대공전하를 보면서, 저는 경탄하고 있습니다. 오늘 수업 마지막 내용입니다. 말에게 간식(말린 당근) 주는 법 가르쳐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카를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어봅니다.

"아니, 말에게 간식을 주는데 특별한 방법이 있어야 하나요? 그냥 간식을 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요?

라이너가 단호하게 이야기합니다.

"말의 치악력은 늑대보다 강합니다. 그래서 간식을 올바르지 않는 방법으로 주다가 손을 다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식을 줄 때도 주의해서 주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겠습니다.

말에게 간식을 줄 때는 아랫쪽 그림처럼 그냥 손바닥 위에 당근을 올려놓고, '손바닥이 말의 접시이다'라는 생각으로 말이 간식을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올바른 간식 주는 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위쪽 그림처럼 하다간 말에게 물려서 크게 다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63p)

카를이 위의 그림을 보고 말했습니다.

"조교님 말씀대로군요. 그냥 생각없이 말에게 간식을 주었다가는 간식과 손가락을 동시에 말이 물어버리는 수가 있어서 곤란해 질 수 있겠네요."

라이너가 대답했습니다.

"네, 그래서 그냥 '손바닥 접시'위에 간식을 올려놓은 채로 그냥 말에게 손을 건내야 합니다. 그럼 말이 손바닥 위에 있는간식만 편하게 핥아서 말의 입에 넣은다음 삼켜서 씹으니까,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매우 적습니다.

카를 대공이 3월 10~12일 라이너의 수업 내용 요약한 것(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의 도움 받음)

1)말의 시야 및 이에 따른 말에 접근하는 방법

(1)말의 시야: 측면으로는 매우 넓은 시야를 갖고 있으나, 바로 앞과 뒤쪽이 사각지대이다

(2)말에 접근할 때 금기사항: 말의 뒤쪽으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3)말에 접근하는 안전한 방법: 말머리가 있는 말의 앞쪽에서 사선으로 접근한다.

2)말을 쓰다듬는 방법

(1)갈기가 있는 목덜미부터 쓰다듬는다.

(2)①목→②어깨→③척추→④엉덩이→⑤뒷다리→⑥뒷다리 무릎 관절' 순서대로 쓰다듬는다.

3)말에게 간식주는 방법

→손바닥 위에 간식을 올려 놓고 말이 간식을 핥아서 자기 입속으로 집어 넣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카를 대공라이바흐를 처음 만나는 날은 1780년 3월 16일로 결정되었습니다. 마리아 크리스티나, 라이너 조교, 말 사육담당 게르하르트까지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카를 대공과 2살짜리 회색 말 라이바흐의 첫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카를 대공은 지난 3월 12일까지 라이너에게 배운 수업 내용대로 라이바흐를 상대했습니다.

그리하여, ①라이바흐에게 옆쪽에서 사선 방향으로 위협적이지 않게 접근했고, ②목덜미부터 엉덩이, 뒷다리 무릎까지 어린이의 부드러운 손길이 라이바흐를 만져주자, 라이바흐카를 대공에게 호감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적절하게 ③라이바흐가 배고플 때를 노려서 카를 대공이 간식을 주니, 라이바흐카를 대공을 마음에 들어했고, 카를 대공라이바흐가 몸으로, 눈빛으로, 귀로, 소리로 내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되어, 라이바흐카를 대공은 3월 말에는 이미 상당히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위 영상에는 말이 목덜미를 쓰다듬어줄 때 기분좋아 하는 것과 말의 간식으로 각설탕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을 꼭 펴서 각설탕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승마 선생님께서 매우 강조하시고 있지요. 제가 <승마기술 교과서>를 통해 조사한 내용과 일치하는 동영상입니다. 여유 되시는 분들은 감상해 보세요.

카를 대공라이바흐가 빠르게 친화도가 높아지는 것을 지켜본 마리아 크리스티나라이너 조교는 다음 단계인 2단계 "카를라이바흐를 leading하면서 데리고 다닌다."로 넘어가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4. 1780년 4월 2일, 마리아 크리스티나와 라이너가 앞으로 카를의 양육에 대해 상의하다.

장소:락센부르크 저택의 응접실

라이너: 찾으셨습니까? 여대공 전하.

M.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이 나에게 라이너 조교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라이너 조교 덕분에 라이바흐와 친해질 수 있었다고요. 덕분에 친구 하나 더 생겨서 행복하다고 하오.

라이너: 그거야 카를 전하께서 워낙 라이바흐와 친구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셨고, 그래서 그 의지 때문에 제 기초교육도 지겨워하지 않고 충실히 소화해내신 덕분입니다. 전 제가 하던대로 했을 뿐, 별로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M.크리스티나: 꼭 그렇지만도 않소. 라이너도 어린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겠다는 열의가 대단하지 않소? 스승의 열의와 제자의 열의가 좋은 쪽으로 맞아떨어져서, 지난 3월은 정말 잘 풀린 것 같소.

라이너: 저를 부르신 이유는 이번 4월부터의 계획을 논의하기 위함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맞는지요?

M.크리스티나: 알고 있군요. 라이너가 짜 놓은 계획대로라면, 이젠 카를 조카님이 라이바흐를 leading하는 단계군요.

라이너: 네, 저도 열흘 전부터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요, 저는 카를 전하와 라이바흐의 친밀도가 높은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크리스티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용하겠다는 것이지요?

라이너: 지금의 카를 대공과 라이바흐의 친밀도라면, 굴레 없이도 라이바흐가 카를 대공을 따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카를 대공께 '굴레 없이 라이바흐가 따라오게 하는 방법'을 먼저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M.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이 안전 수칙만 지켜 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소. 카를 조카님은 지나칠 정도로 조심성이 많소. 그러니 말의 뒤쪽으로 간다던가 하는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오. 좋소. 계속 라이너의 계획대로 맡기겠소.

라이너: 네, '굴레 없는 leading'이 잘 되면, 다음 단계로는 굴레를 씌우고 leading을 해 보겠습니다.

 

왼쪽 그림이 원형 승마장을 만드는 법입니다. 원형 경기장 안에서 굴레를 씌우지 않은 말과 말의 leader인 사람이 왼쪽 그림 위의 승마장 안에서 훈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 이야기의 배경은 18세기 후반이기 때문에 위 그림의 철망으로 된 승마장 보다는 아래 그림에 있는 건초 더미를 쌓아서 만든 훈련장에서 훈련한 것이 더욱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12p)

2. 라이바흐를 leading하기

1) 굴레를 씌우지 않은 leading

(1)선행 작업

▣원형 승마장 만들기: 지름 15m 가량의 원형 경기장이 훈련에 좋다고 합니다. 경기장에 corner가 있을 경우 말이 corner로 가서 머무르기 때문에 원형이 경기장으로 적합합니다. 18세기 후반에도 건초 더미를 쌓아서 원형 승마장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1780년 4월 5일 라이너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의 양해를 구해, 고용인 중 남자 몇 명을 동원해서 저택 잔디밭 한 쪽에 건초로 만들어진 승마 훈련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월 6일 카를 대공에게 라이바흐를 굴레 없이 leading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왼쪽 그림은 말의 leader와 말이 교감을 형성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말머리와 말의 시선, 말의 귀가 모두 leader쪽을 향해 있으니 성공적으로 교감이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말과 인간의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오른쪽 위의 그림처럼 leader가 말의 이마를 쓰다듬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말과의 교감이 충분히 형성되었을 때, 오른쪽 아래 그림처럼 말의 어깨를 등지고 돌아 말을 lead할 수 있습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21p)

◇1780년 4월 6일 승마 조교 라이너의 수업

카를: (건초로 만들어진 원형 승마장을 보고) 이 승마장은 무엇인가요?

라이너: 대공 전하의 leading훈련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준 승마장입니다. 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의 허락을 받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카를: 그럼, 이 건초로 만든 승마장에서 제가 라이바흐를 leading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인가요?

라이너: 예, 맞습니다.

카를: 라이바흐가 저와 친하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제 뒤를 따라오게 만들 수 있지요? 그것도 고삐와 로프도 없는데요.

라이너: 사실, 지금 라이바흐가 대공 전하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고삐와 로프로 억지로 이끌고 가지 않아도 라이바흐가 대공 전하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 시도하는 훈련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만 해 주시면, 아마도 라이바흐는 카를 전하를 졸졸 쫓아다니게 될 것입니다.

카를: 어떻게 해야 라이바흐가 저를 쫓아다니게 할 수 있지요?

라이너: 그 방법은 밑의 내용과 같이 정리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기본적으로 제가 정리한 대로 하되, 라이바흐가 싫다고 하는 건 억지로 하지 않는 쪽이 좋습니다. 그 때는 스스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시고, 해결이 안 된다면 저 라이너를 불러 주십시오.

(2)굴레를 씌우지 않고 leading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

▷1단계(교감 형성): leader가 말을 바라보면서 말과 시선을 교환하고, 말의 귀가 leader쪽을 향하게 합니다. 그리고 말의 어깨 쪽으로 조용히 다가가 말을 목덜미나 이마를 쓰다듬으면 됩니다.

▷2단계(말을 follower로 만들기): 말과의 교감이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생각되면 말의 어깨를 등지고 돌아 반대편으로 곡선을 그리며 움직입니다. 말과의 교감이 충분하다면 말은 leader를 따라옵니다.

카를라이바흐는 서로 신뢰도가 높아서, 그래서 카를라이바흐가 시선을 주고받고, 카를라이바흐의 목덜미를 쓰다듬어준 뒤, 말의 어깨를 등지자 라이바흐카를을 스스로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던 라이너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라이바흐 앞에서 직선으로 움직이지 마시고 꼭 곡선으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말을 lead할 때 직선으로 움직이면 따라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왼쪽 그림처럼 말 근처에서 직선으로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말을 lead할 때는 오른쪽 그림처럼 말이 leader를 잘 볼 수 있는 곳에서 곡선으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입니다.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21p)

그 목소리를 듣고, 카를은 원형 승마장 안에서, 승마장 곡선을 따라 곡선으로 한동안 이동했습니다. 그래서 약 15분 동안 라이바흐카를을 계속 따라왔습니다. 다만, 건강이 원래 좋지 못했는데, 최근에 여러 공부와 승마 기초 훈련을 하느라 몸에 약간 무리가 생긴 카를이 약간 지쳐서 걸음을 멈추었기에 라이바흐카를 곁에 머물 수밖에 없어서, 4월 6일의 leading 훈련은 여기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이바흐는 지쳐서 주저앉은 카를을 지그시 지켜보았습니다.

 

4월 6일은 햇빛이 상당히 강한 날이었기에, 라이너카를을 그늘로 옮겨서 안정시켰고, 라이바흐는 마방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택의 안주인 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에게 연락해서, 카를이 약간 지쳐서 승마훈련 중 쉬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 크리스티나집사 Mr. 클라인과 함께 카를이 있는 곳으로 서둘러 왔습니다. 그리고 카를의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고용인들인 승마조교 라이너, 음악교사 메르펠트 부인, 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을 모두 소집했습니다.

#5. 1780년 4월 6일, 마리아 크리스티나, 카를에게 잠시 휴식을 주고 스케쥴을 재조정하다.

장소:락센부르크 저택의 응접실

M.크리스티나: 라이너 조교, 카를 조카님의 몸상태는 좀 어떻소?

라이너: 큰 문제 없습니다. 그늘에서 잠시 휴식하시니 다시 힘이 나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훈련 다시 하시겠다는 것을 '여대공께 이 일을 보고드리지 않으면 제가 문책받고 곤란해집니다.'라고 카를 전하를 설득해서 간신히 말렸을 정도입니다. 요즘, 카를 대공의 승마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십니다.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카를 대공의 열의는 승마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자연과학, 역사학, 지리학 모두 열심히 공부하시고, 특히 지리학을 엄청 열정적으로 공부하십니다. 게다가, 승마에 대해 배운 바에 대해서도 어린 손으로 약간은 서툰 '표'를 만들어 정리를 시도하셔서, 보다못한 제가 제대로 된 표로 정리해 드렸습니다. 대공께서 힘들어하시는 게 눈에 밟혀서, 건강이 상하면 안되겠기에 제 판단으로 조치한 것입니다.

M.크리스티나: 남작부인께서 승마에 대해 잘 정리해 주셨기에, 카를 조카님이 수업을 잘 쫓아간 것이지요. 원래, 계약사항에 '승마에 대한 학업보조도 담당한다.'라고 되어 있었어요. 그 계약사항에 맞게 적절히 잘 조치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으로 메르펠트 부인께 질문하지요. 요즘 카를의 음악 수준은 어떤가요?

메르펠트 부인: 승마 자세를 연습하면서, 자세가 똑바로 잡혀서 그런지 피아노 수준도 상당합니다. 다만, 제가 보기에도 무리를 하는 기색이 보여서, 좀 안쓰럽기도 하지요.

M. 크리스티나: 세 분의 공통된 의견 잘 들었습니다. "카를 조카님은 비록 병약하지만 열의가 대단해서, 어른들이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다."라고 말씀하고 계시는군요.

라이너+클라이스트 남작부인+메르펠트 부인: 네, 그렇습니다.

M. 크리스티나: 난,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sign이 보이면 단호하게 바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카를 조카님이 기마술과 학문과 음악적인 소양이 는다고 해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렇게 스케쥴을 잡은건 이 마리아 크리스티나이므로, 라이너 조교,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메르펠트 부인의 책임은 없습니다. 전적으로 제 책임이니 제가 책임지고 카를 조카님의 교육 스케쥴을 변경하겠습니다.

클라이스트 남작 부인: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경하실 생각이십니까? 여대공 전하.

M. 크리스티나: 일단 수업 시간을 줄여야 겠지요. 이제 여름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요. 더욱 카를 조카님이 지치기 쉬운 때입니다. 따라서 일단 3일간 4월 9일까지는 무조건 휴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너+클라이스트 남작부인+메르펠트 부인: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M. 크리스티나: 문제는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가 문제겠지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 사정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카를 조카님의 친부모가 아니고, 친동생 부부인 레오폴트 대공-마리아 루이자 대공비로부터 양육을 위탁받아서 고모로서 카를 조카님을 양육하고 있는 것 알고 있지요?

메르펠트 부인: 물론입니다. 오히려, 동생으로부터 양육을 위탁받은 그 이유 때문에 여대공 전하께서 더 지극정성으로 카를 전하를 챙기신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M. 크리스티나: 그렇다면, 이 문제도 동생 가족들의 부탁을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그들로부터 무슨 부탁을 받았습니까?

M. 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의 두 명의 친형인 프란츠 조카님과 페르디난트 조카님에게 '카를이 제대로 말을 탈 수 있게 양육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양육 원칙은 단기적으로는 '카를 조카님의 승마술 향상'입니다. 이 경우에도 이것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그렇다면, 제 교육 욕심부터 접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제 과목 중 자연과학과 역사학은 일단 교육을 보류해서 그 시간동안 대공 전하의 휴식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단, 지리학에 대해서는 엄청난 열성을 보이시기 때문에 지리학까지 수업하지 않으면, 카를 대공께서 기운이 많이 빠지실 것입니다. 저는 지리학 수업시간만 고수하고, 승마 개념 정리까지 보조하는 역할, 두가지 역할만 맡겠습니다.

매르펠트 부인: 남작부인께서 먼저 양보하시니, 저도 양보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군요. 피아노 연주 시간을 1시간 30분에서 45분 언저리로 줄여야겠습니다.

M. 크리스티나: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메르펠트 부인, 고맙습니다. 수업시간이 줄어 자기 급여가 감소할 수 있는 것까지 감수해 가면서 카를 조카님을 챙겨 주시다니, 이건 제가 인복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분의 급여는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같은 급료로 고정하겠습니다. 제 잘못으로 계약에 문제가 생긴 것이니 귀책사유가 제 쪽에 있기 때문에, 두 분의 급여는 침해당해서 안되니까요.

클라이스트 남작부인+메르펠트 부인: 저희도 좋은 고용인 만난 것이 너무나 큰 복입니다. 일이 줄었는데, 보수를 다 챙겨 주시는 고용인 만날 확률도 정말 0.1%미만이거든요, 저희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 전하를 고용인으로 둬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충심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M. 크리스티나: 두 분 부인께서는 이제 자기 일을 보셔도 좋습니다. 저는 이제 여기 있는 라이너 조교하고만 이야기하면 되니까요.

(클라이스트 남작부인과 메르펠트 부인은 응접실을 나가 각자 자기 방으로 이동한다.)

M. 크리스티나: 라이너 조교, 오늘 leading 훈련은 어땠소?

라이너: 대공 전하와 라이바흐와의 교감이 워낙 완벽하기 때문에, leading 훈련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카를 전하께서 주저앉으신 다음에도 라이바흐는 거리를 약간 두고 전하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M. 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과 만나지 못한다면, 라이바흐가 마방에서 난동을 부릴지도 모르겠군요.

라이너: '만 하루' 까지야 견디겠지만, 아마 내일 오전 11시까지 카를 전하께서 보이지 않는다면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M. 크리스티나: 그럼 3일 휴식이라 해도, 카를 조카님과 라이바흐가 함께 있는 시간은 반드시 있어야 겠군요.

라이너: 예, 카를 전하와 라이바흐가 같이 산책을 하는 시간을 햇살이 강하지 않은 오전 9~10시, 오후 6~7시 정도로 잡으면 어떨까 합니다.

M. 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과 애마의 관계가 유지된다면 당연히 그래야죠.

라이너: 그리고, 이쯤 되었으면, 라이바흐에 굴레를 씌우고 굴레에 연결된 로프로 끌고 가는 단계로 바로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4월 11일에, 이론 수업을 하고, 4월 12일부터 로프로 끌고 간다면 어떨까 합니다.

M. 크리스티나: 좋소. 라이너 조교가 계획한 대로 해 보시오.

카를 대공의 실질적인 양육자이신, 마리아 크리스티나 여대공의 초상화, 오늘도 빠질 수 없겠죠? 이것도 1765년(23세) 때 초상화인데요, Martin van Meytens(1695-1770)라는 스웨덴 출신 오스트리아 궁정화가가 그린 초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난 연재 때 보여드린 마리아 크리스티나 본인이 그린 자화상이 더 나아 보입니다. 붉은 색 바탕의 황금 자수가 놓인 드레스, 가슴부위와 소매부위에 있는 붉은 리본, 그리고 이 분의 보석취향은 암만 봐도 '진주'인 것 같네요. 대부분의 초상에 진주팔찌가 있어요.

※4월 7일~4월 10일까지 있었던 일

(1)고모 마리아 크리스티나가 카를 대공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수업 시간을 감소시킨 일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처음에는 '상의도 없이 수업 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일에 대해 카를 대공이 항의했지만, 고모 크리스티나가 '조카님의 큰형 프란츠 대공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단 승마술에 집중해야 하고, 나머지 공부는 승마술이 익숙해진 다음에 할 수 있어요.' 라고 간곡히 설득하여, 카를 대공이 지금은 떨어져 살고 있는 프란츠 큰형님 생각에 일단 수업 변경을 받아들이고, 승마 수업에 우선 순위를 둔다는 점을 결국 수용했습니다.

(2)카를 대공과 애마 라이바흐가 같이 산책하는 시간이 꾸준히 잘 지켜져서 카를라이바흐의 호감도는 매우 높은 상태로 유지되었습니다. 카를 대공이 약간 지친 기색을 보이면, 중간에 자리를 깔고 앉았고, 라이바흐 역시 걸음을 멈추고 쉬었습니다. 이처럼 카를 대공라이바흐가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가운데, 라이너가 말한 4월 11일의 수업, 즉 말에 굴레와 로프를 연결해서 끌고 가는 이론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4월 11일 라이너의 '말 끌기' 이론 수업

<수업 전, 라이너와 카를의 대화>

라이너: 대공 전하, 건강은 좀 괜찮으십니까?

카를: 고모님께서 억지로라도 쉬게 하셨으니, 좀 났긴 해요. 승마 수업에는 별 문제 없습니다.

라이너: 전하, 지금부터는 라이바흐를 대하는 양상 자체가 달라질 것이니 마음의 각오를 좀 하셔야 합니다.

카를: 네, 대략 알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굴레에 묶이지 않은 자유로운 라이바흐를 많이 상대했지만, 이제부터 제가 상대해야 하는 라이바흐는 굴레가 씌워져 있고, 제가 로프로 끌고 가야 하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라는 것 들었어요.

라이너: 대공 전하께서 라이바흐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있다면 제가 이야기 드리기 좀 편할 것 같습니다. 일단 먼저 말씀드리려고 하는 요점은 '자유롭지 못한' 라이바흐를 대하는 태도에요.

카를: 아무래도 귀찮은 것(굴레, 고삐 등)이 붙어 있어서 좀 짜증이 난 상태의 라이바흐를 제가 상대해야 할 것 같은데, 조교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이너: 지금 카를 전하께서 갖고 있는 마음 그대로, '라이바흐가 불편해 하는구나'를 이해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말을 다룰 때 해선 안되는 ①짜증내기②호통치기③째려보기④로프/고삐 마구 당기기 등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으시게 될 테니까요.

카를: 말은 굴레, 고삐, 로프 같은 게 붙어 있으면, 평소에 안 부리던 고집도 부리나 보죠?

라이너: 네,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도, 소보다도 고집이 센 동물이 말입니다. 그렇게 말이 심통이 나서 고집 부릴 때는, 강제로 말을 가게 만들 수 없습니다. 말에게 뭔가를 함부로 강제로 시키면, 말이 더 이상 그 사람을 신뢰하지 않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카를: 그럼, 제가 조교님께 어떤 내용들을 배워야 하나요?

라이너: 일단 가장 기본인 (1)로프 잡는 법(2)사람의 보조에 맞추어 말이 걷게 만들기 (3)말이 기승자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각 상황에 맞는 대처법 이 정도를 알려드릴 것입니다. 그럼 본격적인 수업 시작하지요.

(1)로프 잡는 법-올바른 로프 잡는 법과, 잘못된 로프 잡는 법을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올바른 로프 잡는 법: 말의 굴레 아래에 부드러운 U자 커브가 생기도록, 느슨하고 여유있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 말이 어떻게 행동하든, 이렇게 여유있게 잡고 있어야 대처하기 쉽습니다.

맨 왼쪽 그림에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오른쪽 두 그림에서는 로프를 상당히 여유있게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한 말의 굴레 밑에 U자 모양의 느슨한 커브가 잘 보이지요?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5p)

▽잘못된 로프 잡는 법

①로프를 너무 팽팽하게 잡기: 말이 자기 움직임이 제한된 것이 갑갑해서 자신 쪽으로 사람을 잡아당깁니다. 말을 로프로 잡고 있는 사람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어 좋지 않습니다.

②로프를 손이나 손가락에 감기: 말이 갑자기 로프를 '확' 당기면, 대형사고 나기 쉬운 자세입니다.(아래 그림 참조)

말의 굴레에 연결된 로프는 이렇게 감으면 절대 안 됩니다. 이유는 매우 쉽지요. 말의 힘이 엄청나게 세기 때문에 말이 갑자기 '휙' 당겨버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까요. 거기에 장갑도 끼지 않고 로프를 잡았으니, 이건 진짜 큰일나기 쉽겠네요.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5p)

(2)사람의 보조에 맞추어 말이 걷게 만들기

①(말과의 서열정리를 확실하게 한) 사람이 말의 앞쪽에 있을 때, 보다 편하게 말의 걸음을 유도합니다. (이유:말이 야생에 있을 때 앞서 가는 서열 높은 말을 보면서 보폭/속도를 맞춰가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보다 서열이 높다고 인식한 사람이 자신보다 앞서 가면 그 보폭/속도에 맞춰서 갈 수밖에 없습니다.

②말과의 유대관계를 감각적으로 느끼며, 말을 너무 옥죄지 말고 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참고: 아래 유튜브)

 

③너무 직선으로만 가지 말고 두세 걸음마다 방향을 바꿔 주는 게 좋습니다. 그냥 일직선으로 가면 말이 심심해서 딴청피우기 좋은데, 이렇게 계속 방향을 바꿔 주면 계속 기승자에게 관심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아래 그림 참고)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6p)

(3)말이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각 상황에 맞는 대처법(이건 그냥 스캔한 그림 파일만 올리겠습니다.)

★기본: 일단, 말의 시선과 귀 방향을 기승자의 방향으로 돌려서, 말이 기승자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건 말 중간에서 끌 때의 대처법이군요. ①로프를 앞으로, ②채찍으로 가볍게 몸 뒷부분을 자극하기. 이렇게 정리됩니다. (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5p)

말이 앞으로 탈출하려고 할 때의 대처법입니다. '느슨하게 준 로프를 두 손으로 꽉 잡고, 양발을 땅에 붙인다.'는 대처군요. 그러면 말이 '말굴레'에 부딪혀서 스스로 멈춘다는 뜻이네요.(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6p)

이 그림은 윗 그림과 반대의 상황, 말이 기승자 쪽으로 다가오려는 상황입니다. '거리를 유지하며, 말의 머리를 기승자 쪽으로 살짝 돌린다.'가 대처법이라고 합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1권 36p)

※이렇게 '말 끌기'를 라이너 조교에게 배운 카를 대공은 4월 11일부터 라이바흐의 로프를 잡고 말 끌기를 시작했습니다. 카를라이바흐의 신뢰도, 호감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말 끌기' 훈련은 상당히 순탄하게 진행되엇습니다. 가끔씩 라이바흐가 말굴레나 고삐, 로프 등으로 불편해 할 때 카를 대공은 불편한 라이바흐를 이해하고, 적절할 때 로프를 풀어서 라이바흐에게 해방감을 주고 기다렸다가, 불편함이 덜해졌을 때 로프·채찍 등을 가볍게 사용하여 라이바흐를 자신에게 집중시킨 뒤, 말을 다루는 정석대로 곡선으로·두세걸음마다 방향을 바꾸어 가며 무난하게 라이바흐를 끌고 갔습니다. 이렇게 카를 대공라이바흐를 무난하게 끌고 가던 4월 25일, 라이너 승마조교카를 대공이 '2단계: 말 leading'단계를 수료했다고 판단한 뒤, 이제 카를 대공이 드디어 말을 탈 수 있는 때가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3.라이바흐에 올바른 자세로 올라타기+평보

#6. 1780년 4월 29일 카를 대공, 드디어 말을 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듣다

장소:락센부르크 저택의 응접실

등장인물: 카를(9세), 마리아 크리스티나(38세), 라이너 승마조교(28세)

M.크리스티나: 축하해요! 카를 조카님. 이제 드디어 말에 올라타게 되었네요.

카를: 제가 라이바흐 위에 올라타게 된다고요? 정말 꿈만 같아요!

라이너: 카를 전하께서 라이바흐와 완전 절친이기도 하시고, 카를 전하께서 승마에 필요한 여러가지 자세를 두 달 안에 정말 잘 잡으셨습니다. 자세를 잡으실 때 가끔씩 사소한 실수는 있었지만, 위험한 순간은 없었습니다. 특히 대공 전하께서 '쓸데없는 힘'이 몸에 잘 들어가 있지 않은 점이 승마하는 데 크게 유리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M.크리스티나: 애마와 엄청나게 친밀한 관계, 잘 잡힌 승마 자세, 그리고 쓸데없는 힘도 들어가 있지 않고, 골반/엉덩이뼈에 무게중심을 두어앉는 자세도 피아노를 치며 딱 잡혀 있고, 여러 요소를 종합해 봤을 때 고모인 내가 봐도 카를 조카님은 라이바흐에 탈 자격, 충분합니다.

카를: 라이바흐 위에 올라타고, 라이바흐와 함께 앞으로 전진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이죠?

라이너: 일단, 등자를 밟고 라이바흐 위로 올라가서, 라이바흐 위에 있는 안장에 (1)궁둥뼈에 무게중심을 두고 앉는 훈련, 그리고 정지상태로 있는 훈련. 이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2)출발하는 훈련, (3)방향 전환하는 훈련, (4)다음으로 말의 4박자 행진인 평보로 천천히 걷는 훈련, 여기까지 되면 기초 승마교육은 80~90% 완료되는 것입니다.

M. 크리스티나: 카를 조카님, 서두를 필요 없어요. 이제 5월부터는 낮이 14시간 넘거든요, 그리고 9월 23일 추분까지는 낮이 12시간을 넘구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아요. 라이바흐와 계속 친해지면서, 여유있게 승마를 하시면 됩니다.

라이너: 여대공님 말씀이 옳습니다. 지금까지 카를 전하께서 잘 해 오신건, 기초 자세 훈련에 충실하게 임하셨고, 자세가 잘 잡혔기에 나머지는 알아서 이루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의 페이스로만 가면, 제가 말한 4가지 단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겁니다.

카를: 좋아요! 고모님과 조교님 격려를 들으니, 저도 용기가 나네요. 지금까지처럼, 저 열심히 해 볼게요!

※이렇게 해서, 5월 1일부터 카를 대공은 애마 라이바흐에 올라타는 훈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라이바흐에 올바른 자세로 올라타기

◇1780년 5월 1~3일, 라이너가 말 타는 자세에 대해 실시한 수업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일단 아래 그림을 봐 주세요."

위 그림에서 자세 설명의 키 포인트는 '양쪽 궁둥뼈'입니다. 무게를 양쪽 궁둥뼈에 균일하게 실어서 무게중심을 중앙에 놓고,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 말 타는 자세의 요점이 되겠습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35p)

라이너가 계속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승마의 기본은 '똑바로 앉는 것'입니다. 똑바로 앉는다는 것은 엉덩이를 안장에 편안하게 놓은 상태에서 ①무게 중심이 궁둥뼈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때 ②상체는 일단 똑바로 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③가볍게 힘을 뺀 자세가 좋습니다. 그럼 카를 전하, 앞에 놓인 라이바흐에 올라타 보시겠어요?"

카를라이바흐의 목을 쓰다듬으며 라이바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라이바흐, 오늘은 내가 너의 등에 올라타도 될까"

라이바흐는 "가르르릉(Nickering)" 하고 반응했지요.

카를라이바흐가 덜 불편하도록, 신중하게 등자를 밟고 서서히 올라가 안장에 앉았습니다. 처음 앉았을 때는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았지요.

라이바흐가 "히히힝~"소리를 냈습니다. 그 때 라이너카를에게 말했습니다.

"대공 전하, 그대로 앉아 있으시면 됩니다. 라이바흐도 처음 사람을 태우는 것이라 약간 불편해서 소리를 낸 겁니다. 조금 있다 보면 라이바흐가 적응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30분쯤 지나자, 라이바흐는 조용해졌습니다. 이 때, 라이너카를에게 접근해서, 카를의 자세를 점검했지요.

"무게중심이 완전히 중앙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서, 지금은 괜찮습니다. 5월 3일까지는 이렇게 라이바흐의 등에 올라타는 훈련만을 하겠습니다. 이만 내려오셔도 됩니다."

카를은 내려온 후, 라이바흐의 목덜미를 쓰다듬고 척추를 따라, 라이바흐의 엉덩이, 뒷다리의 무릎까지 만져주며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바흐를 로프로 lead하며 20분 정도 걷다가 본인의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나자, '라이바흐, 오늘은 좀 힘들어. 내일 또 봐.'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라이바흐라이너에게 맡겼습니다.

"말 안장에 앉기" 훈련의 마지막 날인 5월 3일, 라이너카를에게 '말에 올라탔다, 내려갔다' 훈련을 반복하며, 카를이 안장 위에 앉은 자세를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지적했습니다.

"카를 전하, 지금 자세는 궁둥뼈에 중심이 잘 실려 있는 훌륭한 자세입니다.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 되는 자세지요. 15점을 뺀 이유는 이 자세는 말을 타고 다닐 때, 말에서 살짝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기 어려운 면이 있는 약점이 있어서에요. '평보(walk)' 훈련까지는 문제가 안 되지만, '속보(trot)' 훈련시 약간의 어려움이 될 수 있어요. "

카를이 질문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자세를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라이너 대답했습니다.

"일단, 평보 훈련까지는 지금 자세로 하셔도 됩니다. 단, 머리 속에 '말 안장에서 살짝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식은 가볍게 해 주셔야 해요. 그럼, 제가 아까 언급한 '속보(trot)' 훈련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이 더 잘 날 것이에요."

카를이 말했습니다.

"그럼, 평보 훈련 할 때 까지는 지금 자세로 해도 괜찮다는 말씀이시죠? '속보'는 다음 단계니까요."

라이너가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아직, 평보까지 가지도 못했는데, 속보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평보 다음 단계에서 '안장에서 엉덩이를 살짝 떼고 일어나는 상황'이 있다는 가벼운 인식만 있으면 됩니다. 해결법은 저 라이너가 그 때 가서 말씀해 드릴 것이니까요."

카를이 약간 걱정을 덜며 말했습니다.

"조교님, 내일부터 하는 다음 훈련은 (2)출발하는 훈련, (3)방향전환하는 훈련이지요?"

라이너가 대답했습니다.

"네, 그 두가지 훈련은 먼저 (1)말에 탄 정지 자세를 기본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출발할 때도, 방향전환할 때도 말의 옆구리에 붙어 있는 전하의 다리를 이용한다는 점, 미리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780년 5월 4일~12일의 라이너 조교의 기초 승마 훈련

(1)정지 자세

승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정지 자세입니다. 제가 보기에 포인트 2가지는 ①엉덩이에 힘을 뺀다 ②고삐를 적당하게(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잡는다. 2가지로 보입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40p)

라이너 조교카를 대공에게 말이 출발하기 전 정지 자세의 key point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일단, 오늘 라이바흐 위에 올라타시기 전 핵심사항 몇 가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①엉덩이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앉는다. ②고삐를 안정적으로 적당하게(너무 느슨하지도, 너무 팽팽하지도 않게) 잡는다. ③다리 아랫부분은 말의 옆구리에 살짝 붙이고 명령을 내릴 준비 한다. ①,②,③ 한가지씩 하면서, 정지 상태의 자세를 잡겠습니다."

그리고는 카를 대공에게 말했습니다.

"대공 전하, 우선 라이바흐 위에 올라타 주세요."

카를 대공은 늘 그러했듯이 라이바흐의 목덜미를 쓰다듬고 '올라탈게.'하고 말해주며, 등자를 밟고 올라가 라이바흐의 안장에 앉았습니다.

카를 대공이 안장에 앉자, 라이너 조교가 말했습니다.

"라이바흐를 믿어주세요. 라이바흐(3세)는 자신이 절친한 형으로 생각하는 카를 전하(9세)를 절대 떨어지게 하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 엉덩이에 힘을 빼셔도 됩니다."

카를라이너의 말을 듣고 믿을 수 있는 동생인 라이바흐를 믿고 몸을 맏겼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몸이 가벼운 느낌이 나면서 엉덩이에 힘이 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이너 조교는, 카를 대공의 앉은 자세가 자연스러운 것을 보고, 조교의 보조인 소년 위르겐이 잡고 있던 라이바흐의 고삐를 카를 대공에게 넘겨주고, 안정적으로 고삐를 잡아보라고 말했습니다. 카를은 로프를 잡을 때의 감각을 살려서 라이바흐가 불편해하지 않는데 신경 써서 고삐를 잡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삐가 약간 느슨했습니다. 이 때 라이너 조교가 개입했습니다.

"로프를 잡는 것과 고삐를 잡는 것은 좀 개념이 다릅니다. 로프를 잡을 때는 느긋하게 같이 이동하기 때문에 '느슨하게' 잡는 것이 맞지만, 고삐를 잡을 때는 속도를 내서 이동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고삐에 적당한 tension이 있어야 하지요. "

카를라이너에게 질문했습니다.

"고삐에 tension을 어떻게 주면 되나요? 자칫하다가 라이바흐가 불편해 할까봐 함부로 못 당기겠어요."

라이너가 대답했습니다.

"이럴 때는 카를 전하께서 너무 라이바흐를 생각하셔서 문제에요. 그렇다면, 이렇게 해결하면 되지요. 라이바흐가 덜 불편하도록 서서히 고삐를 당기다가, 라이바흐가 확실하게 불편하다는 기색을 나타낼 때, 그 때 고삐를 그만 당기면 됩니다. 한 번 해 볼까요?"

그래서 카를은 서서히 라이바흐의 고삐를 당겼습니다. 그러자 라이너가 말했던 대로 어느 순간 라이바흐가 머리를 고삐 반대편으로 살짝 움직이며 저항하는 기색이 나타났습니다. 그 때 카를은 더 이상 고삐를 당기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잠시 후, 라이바흐는 다시 순해졌습니다.

그리고 라이너는 마지막으로 카를의 다리 아랫부분을 확인했습니다. 등자 위에 발이 올려져 있지만, 라이바흐의 옆구리와는 약간 간격이 있어서, 이대로는 라이바흐의 효과적인 control이 어렵기 때문에 카를에게 다리를 라이바흐의 옆구리에 살짝 접촉하라고 지도했습니다.

이렇게 카를의 기본 자세를 잡아 놓고는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적당한' tension의 고삐 잡는 연습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삐를 놓았다가, 잡는 정도를 바꾸어가며, 가장 알맞는 정도의 '고삐의 tension'을 찾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너무 세게 당겨서 라이바흐가 싫어하는 기색 보이면, 쓰담쓰담 하면서 달래주고,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대공 전하, 고삐 잡는 연습 해 보시겠습니까?"

※이렇게 5월 4~6일동안 카를 대공은 말에 앉아서 정지 자세를 취하는 기본 훈련을 했고, 결국 안정적이고 적당한 고삐 잡는 요령을 확실히 익혔습니다. 그리고 카를라이바흐를 완전히 신뢰했기에, 편하게 힘 빼고 안장에 앉을 수 있었고, 다리도 옆구리에 살짝 붙이는 자세도 숙달했습니다. 이로서, 다음 단계인 (2)말을 전진시키고, (3)방향 전환하는 법에 대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출발 자세

출발할 때 주의 사항은 역시 무게중심을 궁둥뼈에 두고 똑바로 앉는 것이고, 상체를 똑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그림에는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진 잘못된 자세가 나와 있으나, 많은 초보 승마자들이 승마할 때 상체가 뒤로 제껴지는 비율이 높거든요. 위의 대화에서 카를 대공의 느슨한 고삐잡기를 라이너 조교가 3일에 거쳐 적극적으로 교정한 이유가 오른쪽 그림에 나와 있습니다. 고삐가 느슨하게 잡혀 있으면 말에게 지시를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41p)

1780년 5월 7일, 카를은 언제나처럼 라이바흐에 타기 전 말을 쓰다듬으며, '나, 올라탈게.'라는 sign을 전달한 뒤, 라이바흐의 안장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고삐가 위 왼쪽 그림처럼 '고개를 움직일 수 있어 말에게 여유가 있으면서, 말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느슨하지 않게' 성공적으로 고삐를 잡았습니다. 다리 역시 라이바흐의 옆구리에 잘 붙여 놓았고요. 이 상태에서 라이너가 말했습니다.

"대공 전하, 자세가 완벽합니다! 긴 장화를 신은 다리 아랫부분으로 라이바흐의 옆구리를 '살짝' 눌러주세요."

카를 대공이 "알겠어요."라고 답한 뒤, 가볍게 오른쪽 장화로 라이바흐의 옆구리를 살짝 누르자, 라이바흐가 앞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바흐는 걸음걸이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평보(walk: 약 6km/h)로 앞으로 4박자 리듬을 타고 나아갔습니다. 라이너는 "훌륭하십니다. 말을 타고 출발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라고 평가한 뒤, 말을 타고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카를에게 물었습니다.

"이제 전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3) 방향전환하시고 싶으지 않으십니까?

카를이 대답했습니다.

"네, 방향 전환도, 라이바흐와 함께라면, 그리고 라이너 조교님이 알려주면 문제없을 것 같아요."

라이너카를의 대답을 듣고 수업의 다음단계로 넘어간다고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3)방향전환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3)방향전환

방향전환 할 때의 기본 요령입니다. 운전하는 것과 똑같네요. 방향을 바꾸려는 쪽의 고삐를 잡아당기며, 동시에 그 쪽 발도 안쪽으로 누르면 말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른쪽 자세처럼 자세가 무너져 있으면 말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으니 자세는 계속 똑바로 잡고 있어야 합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41p)

라이바흐를 타고 앞으로 꾸준히 평보로 전진하고 있던 카를에게 라이너 조교가 말했습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싶나요? 그럼 왼쪽 고삐를 잡아당기고, 동시에 왼발을 안쪽으로 누르세요. 중요한 건, 손과 발이 시간차를 거의 두지 않고 '동시에' 말에게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카를라이너가 말한 대로 왼손의 고삐와 왼발을 거의 동시에 움직여서 라이바흐에게 '왼쪽으로 가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라이바흐카를이 보낸 신호에 즉각 응답하여,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전진했습니다.

카를라이바흐를 쓰다듬으며 '라이바흐, 내 지시에 따라줘서 고마워.'라는 즉각적인 보상을 확실하게 라이바흐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둘은 약 5분 동안 평보로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라이바흐가 약간 지루해하는 기색이 보이자, 카를라이너에게 확인했습니다.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고 싶어요. 그럼, 동시에 손과 발을 움직여서, 오른손으로는 고삐를 당기고, 오른발로는 라이바흐의 옆구리를 살짝 누르면 되지요?"

라이너가 대답했습니다.

"대공 전하께서 말씀하신대로 하면 됩니다."

그래서 카를은 오른손의 고삐를 당기고, 오른발로 라이바흐의 옆구리를 살짝 건드려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라이너가 그 모습을 보고 칭찬하면서, 카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공 전하, 이제 말을 타고, 출발하고, 방향을 바꾸고, 평보로 이동하는 것까지는 사실상 숙달하셨습니다. 이젠 라이바흐와 함께 자유롭게 이동하셔도 됩니다. 전 지켜만 보고 있겠습니다. 전하 혹은 라이바흐 중 한 쪽이 지칠 때까지 넓은 풀밭에서 자유롭게 이동하시지요!"

그렇게 약 1시간 넘게 이동하다가, 오전 10시 30분 태양이 꽤 강렬해지자, 카를은 더위를 느끼면서 스스로 '약간 지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라이너 조교에게 어떻게 라이바흐를 멈출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조교님, 저 약간 지치기 시작했어요. 이제 라이바흐를 멈춰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나요?"

라이너가 되물어봅니다. "마차를 타 보신 적이 있지요?"

카를이 답했습니다. "네, 여러번 타 보았지요."

라이너가 물어봅니다. "마차를 끄는 마부가 마차를 멈출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신 적 있나요?"

카를이 답했습니다. "아! 생각났어요. '워~'하고 말을 진정시키면서 고.삐.를. 당.겼.어.요."

라이너가 씨익 웃으며 말했습니다. "라이바흐를 어떻게 멈춰야 할지 아시겠지요? 지금 평보로 천천히 가고 있는 중이라 서두를 것도 없답니다. 천천히 양쪽 고삐를 부드럽게 당겨보세요."

그래서 카를은 "워~"하고 라이바흐를 진정시키면서 양손을 모두 이용해서 라이바흐의 고삐를 부드럽게 당겼습니다. 그래서 라이바흐는 사뿐하게 적당한 자리에서 정지했습니다. 카를은 라이바흐에서 내리고 나서, 라이바흐의 목덜미와, 척추, 엉덩이를 쓰다듬는 것을 잊지 않고 '오늘도 태워줘서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지요.

※1780년 5월 8일~12일까지는 5월 7일처럼, 카를이 올바른 자세에서 라이바흐를 타고, 평보로 이동하며, 방향전환을 하고, 평보로 가다가 정지하는 연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를 대공말을 타고 평보로 이동하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몸에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1780년 5월 14일, 라이너 조교의 평보·속보·구보에 대한 간단한 이론 수업

라이너: 대공 전하,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이제 딱 두 가지만 익히면 기초 승마는 마무리됩니다.

카를: 그 두 가지가 무엇이지요?

라이너: 속보(trot)와 구보(canter)지요.

카를: 속보는 처음에 라이바흐에 승마할 때 제가 너무 엉덩이를 딱 붙인 것 보고 조교님이 그 자세는 '속보' 때는 좀 곤란하다고 했던 것 기억나요. 지금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라이너: 쉽게 말씀드리면, 속보를 할 때 가볍게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움직여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에요. 엉덩이가 너무 무거우면, 아무래도 잘 일어나지지 않아서 곤란하겠죠.

카를: 구보에 관련된 것 딱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시면 좋겠어요.

라이너: 그건 정말 쉽지요. 말발굽 소리가 '다그닥, 다그닥' 이죠? 다.그.닥. 몇 박자지요?

카를: 세 박자네요. 그 '다그닥'하고 말이 약간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구보인가요?

라이너: 정답입니다. 비교적 빠른 속도의 세 박자 말의 이동. 그것이 구보랍니다.

카를: 그럼, 여기서 평보와 속보의 박자 수도 따질 수 있겠네요?

라이너: 그렇지요. 평보를 많이 해 보셨으니, 평보의 박자수 따지기가 쉽지요?

카를: 라이바흐가 말 다리 4개를 천천히 하나씩 써서 이동했으니 네 박자네요.

라이너: 맞습니다. 평보가 네 박자, 구보가 세 박자라면 속보는 몇 박자일까요?

카를: 가정교사이신 클라이스트 선생님이 물어보시는 방식이라면 이럴때는, 두 박자가 맞을텐데. 두 박자 맞나요?

라이너: 네, 맞습니다. 일단 대공 전하께서는 ①평보: 네 박자, ②속보: 두 박자 ③구보: 세 박자, 이것만 알아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카를: 속보와 구보의 나머지 내용은 정말 많을 텐데, 조교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라이너: 사실, 내용이 많은 것은 아니고요. 3가지 말의 걸음과 그 특성을 비교한 표, 말의 움직임을 나타낸 그림, 이 수업자료가 좀 필요해요. 크리스티나 여대공 전하께서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에게 카를 전하의 승마 수업 보조도 맡기셨으니, 제가 남작부인께 협력을 구해서, 평보, 속보, 구보를 표와 그림으로 정리한 수업 자료를 같이 만들어 보겠습니다.

카를: 클라이스트 선생님이시라면, 자료 만드시고, 정리하시는 건 정말 확실하시죠. 그럼 수업 자료 만드는 동안 저는 어떤 것을 하면 될까요?

라이너: 5월 시작될 때부터 해 오셨던 것처럼 대공 전하께서는 이미 친밀하게 된 애마 라이바흐를 느긋하게 타고 평보로 저택의 넓은 풀밭을 산책하시면 됩니다. 힘들면 잠시 쉬셔도 되고요.

※이렇게 해서 클라이스트 남작부인라이너 승마조교카를을 위해 '평보·속보·구보'를 정리한 수업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자료1: 클라이스트 남작부인라이너 조교의 조언을 들어 그린 평보·속보·구보의 그림>

 
 

왼쪽부터 각각 평보, 속보, 구보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평보는 4박자, 속보는 2박자, 구보는 3박자인 것이 쉽게 보이시지요? 평보는 행진하듯 '뚜벅뚜벅'인 반면, 속보는 중간에 다리 방향을 바꾸어 체공시간을 길게 해서 '점프' 느낌이 나는 이동 같습니다. 그리고 구보는 말의 뒤쪽인 엉덩이와 뒷다리 무릎관절을 활발하게 움직여서 나타나는 3박자의 경쾌한 이동이라고 합니다.(그림출처:승마기술 교과서 2권 59~61p)

<자료2: 라이너 조교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이 합작으로 만든 평보·속보·구보 주요개념 만든 표>

(참고자료: 승마기술 교과서 36~37p,59~61p / 유튜브 이건주의 말이랑TV)

 
평보
속보
구보
속력
6.6km/h
13.2km/h
19.8km/h
박자
4박자
(말의 네 발이 차근차근 행진하듯 움직인다.)
2박자
(오른뒤-왼앞), (왼뒤-오른앞)
끼리 set를 만들어 교대로
말발굽이 땅을 딛기 때문에
3박자
(짧은 시간차의 뒷발 2회
+앞발 1회)
반동
작은 편
약간 크다
상당히 크다
기승자의 자세
말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i)경속보: 기승자가 첫 박자에 살짝 일어났다가, 두 번째 박자에 앉은 자세로 돌아간다. 추진력은 앉은 상태인 두번째 박자에서 넣는다.
ii)좌속보: 기승자가 안장 위에서 앉은 상태를 계속 유지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상체를 앞뒤로 움직인다.
허리가 구부정하지 않도록 한다.
엉덩관절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는다.
바람직한 말의 움직임
말의 움직임이 엉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말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지나친 제어를 삼가고, 말이 편안하게 걷도록 한다.
▪곡선으로 이동하며, 방향을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활동적이고 리드미컬한 걸음걸이를 유지해야 한다.
▪말의 엉덩이가 탄력있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말의 꼬리가 양쪽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가볍고 경쾌하게 걷되, 보통 걸음걸이(stride)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후구(엉덩이)와 비절(뒷무릎관절)을 활발하게 움직인다.
▪일직선으로 전진해야 한다.

라이너 조교클라이스트 남작부인은 위의 자료를 5월 16일까지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더워진 5월 17일부터, 카를 대공라이바흐를 타고 '속보'를 하는 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해가 길고 낮이 좀 덥기 때문에 5월 17일~7월 12일까지 수업은 오전 7시반~9시반, 오후 5시~7시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5월 17일, 경속보에 대한 라이너 조교의 수업

라이너: 대공 전하, 라이바흐와 잘 지내고 계십니까?

카를: 네, 왠지 더욱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정말 라이바흐와 저는 친구 같고 형동생 같으니까요.

라이너: 그렇다면, 이번 수업 주제인 '속보'도 기본 개념만 확실히 하시고 안전 수칙만 잘 지키시면 문제 없으실 것입니다.

카를: 클라이스트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그림과 자료를 보니까, 왜 속보가 2박자인지 알겠어요. 말이 만일 처음에 (오른쪽 뒷발-왼쪽 앞발) 대각선 set로 한꺼번에 움직였다면, 그 다음엔 나머지 대각선 set인 (왼쪽 뒷발-오른쪽 앞발)이 움직이게 되니까, 2박자일 수밖에 없겠네요.

라이너: 정확하십니다. 대공 전하. 그 2박자를 기승자가 어떻게 조절하는지 아시겠지요?

카를: 일단, 경속보 쪽은 쉽네요, 사람이 일어나면 첫 박자로, 사람이 앉으면 두번째 박자로 인식하니, 자연스레 말이 속보로 반응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중속보 쪽은 어떻게 부조(aid:말에게 내리는 신호)를 내려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잘 모르겠네요.

라이너: 일단 경속보만 확실히 익히시고, 중속보는 구보까지 익힌 다음에 나중에 하기로 하지요. 어떤지요, 카를 전하?

카를: 네, 저로서도 그게 쉬울 것 같아요.

라이너: 경속보의 주의사항은 딱 한가지, 앉았다 일어났다 할때, '동작을 작게', '살짝 앉았다 일어났다'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카를: 네, 그럼, 라이바흐에 올라탄 뒤 단순한 저만의 부조를 넣고 시작해 볼게요.

라이너: 대공 전하, 생각해 놓은 부조가 있으십니까?

카를: 네, 평보로 가다가, 발로 라이바흐를 두 번 터치하면, 좀 빠르게 가겠지요. 그 상태에서 가볍게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 라이바흐는 확실하게 '속보구나'라고 인식할 것 같아요.

라이너: 좋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럼 훈련 시작하겠습니다.

 

(경속보를 볼 수 있는 영상 중에 이 영상이 가장 맘에 들어서 이 영상으로 골랐습니다. 여성분의 one, two가 가장 귀에 들어왔어요. 살짝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경쾌한 두 박자로 진행하는 경속보(rising trot)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카를 대공의 생각은 다소의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2~3일만에 라이바흐와의 경속보 호흡을 잘 맞추어 내서, 5월 20일경에는 카를 대공라이바흐는 평보와 경속보 모두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라이너 조교는 5월 24일까지는 너무 덥지 않은 7시반~9시반, 17시~19시에 라이바흐를 타고 평보와 경속보 연습을 할 것을 카를 대공에게 지시했습니다. 카를 대공라이바흐는 새로운 훈련인 속보 훈련까지도 성공적으로 소화해 내고 있었습니다.

아래의 라이너 조교의 구보에 대한 승마 수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보 그림을 다시 한 번 가져 와 보았습니다.

 
평보
속보
구보
속력
6.6km/h
13.2km/h
19.8km/h
박자
4박자
(말의 네 발이 차근차근 행진하듯 움직인다.)
2박자
(오른뒤-왼앞), (왼뒤-오른앞)
끼리 set를 만들어 교대로
말발굽이 땅을 딛기 때문에
3박자
(짧은 시간차의 뒷발 2회
+앞발 1회)
반동
작은 편
약간 크다
상당히 크다
기승자의 자세
말의 움직임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i)경속보: 기승자가 첫 박자에 살짝 일어났다가, 두 번째 박자에 앉은 자세로 돌아간다. 추진력은 앉은 상태인 두번째 박자에서 넣는다.
ii)좌속보: 기승자가 안장 위에서 앉은 상태를 계속 유지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상체를 앞뒤로 움직인다.
허리가 구부정하지 않도록 한다.
엉덩관절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는다.
바람직한 말의 움직임
말의 움직임이 엉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말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한다.
지나친 제어를 삼가고, 말이 편안하게 걷도록 한다.
▪곡선으로 이동하며, 방향을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활동적이고 리드미컬한 걸음걸이를 유지해야 한다.
▪말의 엉덩이가 탄력있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말의 꼬리가 양쪽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가볍고 경쾌하게 걷되, 보통 걸음걸이(stride)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후구(엉덩이)와 비절(뒷무릎관절)을 활발하게 움직인다.
▪일직선으로 전진해야 한다.

◇5월 25일, 구보에 대한 라이너 조교의 수업

라이너: 대공 전하, 경속보에 대해 감이 좀 잡히셨습니까?

카를: 네, 이젠 어떻게 하는 것인지 확실히 알 것 같아요. 그리고 평보에 비해 속도가 두 배로 빠르니까요, 말을 타는 저도, 그리고 라이바흐도 모두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라이너: 잘 되었군요. 전하. 이제 사실상 마지막 단계인 '구보'만 익히면, 승마의 기초는 다 배우시게 되는 것입니다.

카를: 이제 석달도 되지 않았는데, 마지막 단계라니! 저도 믿을 수 없어요. 라이너 조교님 덕분에 말에 제대로 손도 대보지 못했던 제가, 라이바흐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타고 넓은 대저택을 누비고 있는 게 꿈만 같아요.

라이너: 하지만, 조심하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위험한 때가 '이제 다 되었다.' 싶을 때거든요. 그리고 오늘 시작하게 될 '구보'는 상당히 위험성이 큰 승마기법이에요. 말의 속도가 거의 20km/h나 되기 때문에 낙마하는 날이면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카를: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구보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것인가요?

라이너: 다시 클라이스트 남작부인께서 정성스럽게 제작하신 수업 자료를 보시지요. 경속보와 구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라이바흐를 타시고 경속보로 움직이실 때 전하의 몸은 앉았다 일어났다 하셨지요. 그럼 경속보에서는 기승자가 위아래 수직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카를: 그렇고 보니까 그렇네요. 수직 방향의 움직임으로 라이바흐가 일종의 '바운스' 반동을 받아 두 박자로 움직인 것이군요.

라이너: 헌데, 구보에서는 기승자가 몸을 앞뒤로, 즉 수평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요.

카를: 그리고 구보에서의 3박자는 뒷발 2박자+앞발 1박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명백히 말의 무게중심은 뒤쪽일 때가 많겠군요.

라이너: 그렇습니다. 구보에서 기승자의 가장 중요한 움직임은 말의 무게중심과 리듬 변화에 맞춰 상체를 뒤로 움직였다, 앞으로 움직였다 하는 것입니다. 즉, 말의 무게중심이 뒤쪽에 있다면 뒤로 움직이고, 앞쪽에 있다면 살짝 앞으로 움직여 주되, 경직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되는 것입니다.

카를:그리고 반동이 세기 때문에 몸의 움직임만으로 버티기 힘들것 같아요.

라이너: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등자를 발바닥으로 강하게 밟고 있어야, 무게중심을 잡기가 보다 쉽지요.

카를: 구보시 제가 취해야 할 자세를 정리할게요. ①말의 무게중심/리듬 변화에 따라 상체를 뒤로/앞으로 움직여준다 ②발바닥으로 등자를 강하게 밟고 버틴다.

라이너: 네, 구보 때는 그러한 자세를 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라이바흐에게 구보 sign을 보낼 때는 평보에서 경속보로 바꾼 뒤 여기서 박차를 이용해서 더 빠르게 가라는 메시지를 주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쪽이 속도 변화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보다 안정적이고요.

 

위의 영상은 현역 승마선수분이 찍으신 영상인데요, 구보를 추진할 때 반전경(light seat) 방법을 동원하여, 말이 구보로 달리도록 유도하는 영상입니다. 그런데, 반전경도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동작이 있어(경속보와는 동작의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말을 추진시키는 원리가 경속보 때와 약간은 통하는 면이 있어 보여 흥미로웠습니다. '다그닥, 다그닥'하는 구보 영상을 현역 승마선수분의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괜찮은 영상이라 생각해서 올려봅니다.

※1780년 5월 25일부터 카를 대공은 애마 라이바흐를 타고 구보 연습을 실시하였습니다. 라이바흐카를 대공의 '구보 신호'는 잘 알아들었지만, 카를 대공의 신중한 성격 때문에, 구보 과정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서 라이바흐 구보 지속 시간이 초기(5월 말)에는 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카를 대공이 점차 속도감에 익숙해지면서, 다리에 쓸데없는 힘을 주는 습관도 점점 없어지고, 라이바흐와의 리듬에 적응을 하면서 6월 15일경에는 구보를 거의 파악하고, 몸으로 숙달해 놓게 됩니다.

※6월 15일 이후에는 앞에서 건너뛰고 배우지 않았던 중속보와 기타 세부적인 승마술을 배우면서, 카를 대공의 승마술은 점점 완성도가 높아져 갑니다. 그래서 1780년 7월 12일 경 카를 대공은 평보+속보+구보를 포함한 기초 승마술을 상당한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이후의 카를 대공은 말을 20km/h(구보 속도) 이하로 운행하는 것은 꽤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글의 마무리+간단한 후일담

◇유능한 승마조교 라이너가 약 4개월 반만에 카를 대공에게 기초 승마술을 거의 완벽하게 지도했습니다.

☞그 결과 카를 대공라이바흐라는 애마와 함께 자유롭게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병약했던 카를 대공이 '말을 꽤 잘 타는 소년'으로 변모한 데는 라이너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1)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 카를 대공이 라이너로부터 배운 수업 내용을 '승마 개념정리 표'로 정리하고, 속보·구보를 배울 때는 평보·속보·구보를 구분하여 개념정리한 표와 이 때 구체적으로 말을 묘사한 그림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말사육 담당 게르하르트+마부 귄터+보조 소년 위르겐: 게르하르트와 귄터는 겨울에 카를 대공에게 말에 대한 실전적인 배경지식을 많이 알려줌으로서, 본격적으로 승마 교육을 할 때 카를 대공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라이너를 보조하는 소년 위르겐 역시 라이너를 도움으로서, 라이너가 보다 카를 대공에게 더 좋은 퀄리티의 수업을 할 수 있는데 간접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

3)음악교사 메르펠트 부인: 겨울부터 카를 대공에게 엉덩이를 붙이고 똑바로 앉아야 하는 '피아노의 바른 자세'를 알려줌으로서, 카를 대공에게 '똑바로 앉는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 상당히 기여했으며, 카를 대공이 '좋은 습관의 앉는 자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라이바흐에 올라탄 이후의 승마 교육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었지요.

4)고모 마리아 크리스티나: 1780년 4월, 모든 일에 열심이던 카를 대공이 한 번 건강상의 위기를 맞았을 때 우선 순위를 '승마술'로 두는 단호한 결단력을 보여줌으로써, 카를 대공이 온전히 승마술을 배우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카를 대공은 7월 12일 까지 승마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기초 체력도 증가하여, 점점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7월 12일 이후 카를 대공은 학문에도 열성을 쏟아 가정교사 클라이스트 남작부인에게 4월에 중단했던 자연과학, 역사학 등의 수업도 다시 배우게 됩니다. 물론 고모 마리아 크리스티나의 허락을 받고 배우는 것입니다.